서양 음악사에서의 시대 intro

2021. 5. 27. 15:09이야기합니다/enter

여러분은 바흐와 베토벤, 그리고 쇼팽이 각각 다 다른 시대의 작곡가라는걸 알고 계신가요?
마치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서태지와 방탄소년단이 다른 시대의 대중 가수인 것처럼,
비틀즈와 콜드플레이가 다른 시대의 밴드인 것처럼 말입니다.

클래식 음악에서는 여느 음악 장르에서보다 역사가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현대의 클래식 음악도 존재하며 조성이 없는 무조성음악이라 할지라도, 역사 속 전통의 클래식 음악에 기반하여 만들어졌고 길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모두가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클래식' 작곡가들이 이미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이란 것을 알고 있지요.

소위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클래식 음악이란, 사실 모두 역사 속의 음악입니다.
이제는 그 곡을 만든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고 음악만이 악보로 전해져 내려와 몇백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연주된다는 점에서 더 그 가치가 돋보이고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는데요.

저는 이런 점에서 클래식 음악을 빈티지 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대에 따라, 그리고 사람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빈티지이죠.

음악의 시대가 바뀌어 나가는 데에는 악기들의 변화를 빼 놓을 수 없고 당시 악기들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몇 백년 전의 사람들은 지금과는 다른 생김새를 가진 악기로 그 곡을 연주했을테고 몇 세대 후의 사람들은 또 다른 음악으로, 또 그 후의 사람들은 또 다른 것들을 추구하며 음악을 연주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18세기 모차르트 시대에는 피아노, 바이올린, 플룻 등 모든 악기들이 지금과는 다른 크기와 재질로 만들어졌습니다. 때문에 현대의 악기들과 비교하면 소리도 작았고 연주하는 방식도 달라 추구할 수 있는 음악이 한정적이었습니다.
피아노 음악을 예로 들자면 그 때는 그러한 한계들로 악보는 거들 뿐 악보외의 즉흥적 요소를 많이 덧붙여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현대의 피아노가 생긴지 얼마 안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는 페달의 사용이 하나의 미학으로 느껴졌고 모차르트의 음악에도 페달 사용이 많아지고 마치 낭만시대의 음악처럼 연주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악보도 모차르트의 원본 악보에 많은 해석들이 첨가되어 인쇄되었으며 모차르트가 직접 써넣지 않았던 다양한 페달과 셈여림 등이 악보에 표기되어 출판되었습니다.
그러다 20세기 중후반부터 다시 모차르트의 원본 악보를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아지며 다시 원본 악보를 읽고 당시 모차르트 시대의 악기에서처럼 연주해야한다며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페달 사용을 줄이고 예전의 악기에서처럼 연주하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모차르트 시대의 악기들을 본따서 새로운 옛날 악기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이는 아직까지 진행중에 있습니다. 현재에는 바로크악기로만 이루어진 바로크 오케스트라도 많이 생겨나 연주를 하고 많은 연구를 하며 그 당시의 음악들을 복원하는 일들을 합니다.

이렇듯 같은 음악이라도 시대에 따라서 그 시대에 맞는 유행을 따르기도 하고 다시 돌아가기도 하는 등 보편적 연주 방식도 변화하게 됩니다.

'클래식' 음악도 항상 클래식이 아니었다는 것을 점을 다시금 생각해보면서 서양음악사에서의 시대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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